일제강점기와 광복, 전쟁과 분단으로 폐허가 된 1940~50년대의 대한민국이 오늘날의 경제 대국이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광업’이 있었습니다. 이렇다 할 산업기반이 없었던 그때, 지하자원을 활용한 광업만이 우리나라 국가 경제를 일으킬 동력으로 활용됐는데요. 석탄을 비롯한 각종 광물자원의 활용을 위해선 무엇보다 지질학 연구와 관련 분야의 인력 양성이 필수였습니다. 이에 1947년 4월, 9명의 지질학자들과 지질학 전공 학생들은 한 곳에 모여 대한지질학회를 창립하고 총회를 개최했습니다. 73년 역사의 시작이었습니다.


켜켜이 쌓아져 온 시간들은 현재의 대한지질학회를 만들어냈습니다. 2020년 대한지질학회는 지진, 활성단층, 화산, 운석, 전략광물 및 석유가스 자원, 온실가스와 기후변화, 원자력발전소나 방폐물 처리장 등의 부지 안정성, 산사태, 싱크홀, 지질환경과 오염 등 다양한 지질학적 이슈들에 대해 정확한 학술적 정보를 제공하고 논의하는 장을 가꾸어오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거대한 변화에서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는 대한지질학회는 뉴노멀 시대를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는데요. 그 중심에 2000년대 들어 학회 최초 정부출연연구원 출신 회장인 KBSI 환경분석연구부 정창식 책임연구원이 있습니다. 올해 1월 대한지질학회 제40대 회장에 취임한 정창식 박사를 KBSI 오창센터에서 만났습니다. 그는 “젊은 세대에게 빚지고 있는 게 많다”며 기성세대의 책임을 강조했는데요. 지질학회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젊은 세대의 눈물을 멈추게 해야 한다는 그의 소신은 무엇에서 연유한 것일까요.

"뉴노멀 시대, 회원들의 학문적 갈증을 해소시킬 묘안 찾아야"

대한지질학회의 설립 목적은 지질과학의 기초 및 그 응용에 관한 학술과 기술의 발전 및 보급에 있습니다. 이를 위해 매년 가을 국내 최대 지질학 분야 학술대회를 개최해 회원들의 학술적 성과를 나누고, 국내외에 학회지를 발행하는 등 지질과학의 지식 확산을 위해 기여해 왔는데요. 무엇보다 국가적인 이슈에 대한 자문과 연구사업 수행을 위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로 촉발된 전 세계적 위기는 현장 과학으로 대표되는 지질학계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는데요. 문제는 코로나19 이전 시대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전망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비대면으로 대표되는 뉴노멀 시대의 새로운 ‘판’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는 부담감과 함께, 회원들의 학문적 갈증을 해소시킬 수 있는 묘안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도 정 회장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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