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지질분석이라 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세요? ‘토양’, ‘지진’, ‘환경’ 대충 이런 단어가 먼저 생각나지 않으시나요? 하지만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바이오융합분석본부 생의학오믹스연구팀에서 분석하는 지질(脂質, lipid)은 전혀 다른 물질입니다. 이분들이 연구하는 지질은 세포를 구성하는 주요 유기 화합물을 말합니다. 지방산, 콜레스테롤, 스테로이드, 지방세포 등이 여기에 속한답니다. 그래서 지질 연구가 활발해지면 혈액, 소변 등을 이용한 질병 진단용 ‘바이오마커’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어떤 물질이나 마찬가지지만 지질 역시 분석을 위해서는 시료에서 지질을 추출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지질은 물에 녹지 않지만, 비극성 유기 용매에는 더 잘 녹는 특징이 있습니다. 지질을 제대로 추출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지금까지는 액상-액상 추출방법이라는 분석기법을 사용했습니다. 액체 상태의 시료에 유기용매를 넣어 지질과 물을 층 분리시켜 지질을 추출합니다. 교반기를 이용해 한 두 시간이 넘도록 시료를 계속 혼합 시켜 주어야 하는 데다 분리 층에서 추출하는 과정에서 시료의 오염·손실 가능성이 높아 작업이 쉽지 않습니다.

이렇게 오래 걸리는 시료 추출을 한 연구원의 아이디어로 10분 안에 마칠 획기적인 방법이 개발됐습니다. KBSI 바이오융합분석본부 생의학오믹스연구팀의 김정아 박사, 방글 연구원, 김영환 박사 연구팀 덕분입니다. 이들은 고흡수성 수지와 마이크로칩 기술을 응용해 새로운 고체-액체 추출 기반의 지질 분석 기법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이 놀라운 기법이 과연 어떤 내용인지 KBSI 오창센터에 찾아가 김정아 선임연구원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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